이번 치바대학교 워크숍을 통해 약 2주 동안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함께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의견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협업하며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은 단순한 수업 이상의 경험이었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교류하는 동시에 나 자신도 한층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시야가 넓어지고 사고가 확장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프로젝트의 주제는 ‘스모’였다. 스모라는 스포츠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경기 방식이나 규칙,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직접 스모 경기를 관람하러 갔는데, 이는 나뿐만 아니라 팀원 모두에게 매우 인상 깊은 경험이 되었다. 생각보다 경기는 역동적이고 긴장감이 넘쳤으며,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닌 전통과 예절이 공존하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직접 보고, 조사하고, 체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스모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이해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이 프로젝트를 더욱 깊이 있게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 팀은 ‘아날로그’ 방식을 선택하여 패키지 디자인을 진행하였다. 리서치를 통해 스모가 개인 경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수들이 함께 합숙하며 생활하고 훈련하는 공동체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또한 선수들이 건강하게 체중을 늘리기 위해 함께 나누어 먹는 음식인 창코나베는 ‘공유’와 ‘연대’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이러한 공동체성과 나눔의 이미지를 디자인 콘셉트의 중심 키워드로 설정하였고, 이를 음식 패키지로 표현하기로 결정하였다. 경기장을 방문했을 때 도시락이나 만두처럼 간편하게 들고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었고, 그중 샌드위치도 눈에 띄었다. 이에 착안하여 샌드위치를 하나의 정사각형 패키지로 구성하되, 나누어 먹으면 삼각형 샌드위치 본연의 형태가 드러나는 구조로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이는 ‘함께 나누는 음식’이라는 콘셉트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다. 타겟은 외국인 관광객과 일본인 관람객으로 설정하였으며, 스모 문화를 보다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귀여운 스모 캐릭터를 개발하여 패키지에 적용하였다. 패키지 측면에는 전신 스모 선수 캐릭터를 배치하고, 중앙에는 투명 소재를 활용해 샌드위치의 내용물이 보이도록 구성하였다. 이 투명 부분이 마치 선수들이 착용하는 마와시(앞치마처럼 보이는 부분)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하여, 음식과 스모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였다. 앞뒤 표지에는 경기장인 도효를 크게 배치하고, 그 중앙에 경기를 펼치는 캐릭터를 넣어 상징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스모가 열리는 네 지역인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의 분위기와 컬러를 각각 반영하여 시리즈 형태로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수집의 재미를 더하고, 관광객들이 기념품처럼 구매하고 싶도록 디자인 방향을 설정하였다.
프로젝트를 마친 후 팀원들과 함께 먹은 창코나베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이번 워크숍을 상징하는 경험처럼 느껴졌다. 스모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시간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일본을 여러 번 방문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 워크숍은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확고해졌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협업하며 디자인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직접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워크숍은 나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