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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N 뉴스] 이은지 음악감독 "문턱 하나 넘으니 세상이 달라졌어요" [연세예술원 음악인 인터뷰➁]
- 작성일
- 2025.06.26
- 작성자
- 연세예술원
- 게시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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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반 이상을 음악과 함께하며 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해온 이은지 음악감독은 연세예술원 실용음악학과에 입학하며 '남의 음악'이 아닌 '내 음악'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성장하고 있었지만 마음 한켠이 허전했어요."
이 감독은 어느 순간, 대학과 유학 시절 익힌 음안 안에 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변화를 원했지만 새로운 돌파구는 쉽게 보이지 않았다.
그 무렵, 지인 자녀의 입시 정보를 대신 찾다 우연히 접한 연세예술원의 실용음악학과 모집 공고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순간적으로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렇게 처음 발을 들인 실용음악은 그의 음악 인생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결정은 했지만 실용음악으로 무엇을 할지 확신이 없던 그에게, 연세예술원 교수는 "지역에서 이미 활동 중이라면 실용음악이 창작과 소통의 폭을 넓혀줄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단순한 대중음악을 넘어, 지역 합창단 등 기존 활동과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당시엔 상상도 못했던 이 조언은 결국 현실이 됐다.
그 대표적인 성과가 그가 작사·작곡한 곡 '다시 만난 우리(지광국사탑을 만나며)'다.
이 곡은 원주의 대표 문화유산인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지광국사탑이 113년 만에 복원돼 열린 행사에서 노래를 불러 달라는 요청을 받은 이 감독은, 행사 취지에 맞는 곡이 없어 직접 곡을 만들기로 했다.
그는 지광국사탑의 역사와 의미를 담기 위해 관련 자료를 깊이 연구했다. 가사 구상에 어려움을 겪던 중, 김영우 주임교수의 도움을 받아 가사 전공 교수와 1:1 실기 수업을 진행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국내 유명 아이돌 그룹 곡을 작사해온 교수와 함께한 가사 작업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꼼꼼한 피드백으로 이어졌다.
한 학기 동안 집중적인 작업 끝에 가사가 마무리됐고 이후 곡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 감독은 자신이 쓴 가사에 진심을 담아 곡을 완성했다.
완성된 곡은 지광국사탑 복원 기념 무대에서 어린이 합창단의 목소리로 세상에 울려퍼졌다.
찬란히 눈부시던 천년의 빛/ 거센바람에 산산히 흩어졌네
외로이 두려웠던 수난의 길/ 멀리멀리 오천리 돌아돌아 여기에
해님이 너의 길을 비추고/ 달님이 너의 곁을 지켰네
흩어진 조각들이 별빛되어(반짝반짝)/ 그 빛 따라 우리 여기 모였네
아이들과 관객, 지역 문화 관계자들 모두 한마음으로 감탄했다.
이 감독은 실용음악학 수업에서 익힌 내용을 현장에 바로 적용하며 배움의 가치를 실감했다.
그는 "행사 성격에 맞는 곡을 직접 작곡해 무대에 올리는 일은 아무 합창단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실용음악을 배우면서 자신감도 커지고 공연의 폭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배운 내용을 내일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매 수업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고 덧붙였다.
그는 '다시 만난 우리'를 비롯해 원주 한지문화제 공식 주제곡 '내 친구 한지', 연세예술원과 공동 작업한 '그림책 페스티벌' 주제가 등 다양한 창작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며 음악을 통해 지역 이야기를 전하고,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고 있다.
이 감독은 연세예술원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꿈을 이뤄줄 준비가 돼 있는 곳"이라며 "큰 각오 없이도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과 다양한 경험을 쌓고, 필요한 것을 그때그때 배우며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미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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